1.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실내 수영장
조식을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수영복 태도 안 나고, 수영하는데도 불편하곤 해서 조식 먹기 전에 수영장을 다녀오기로 했다. 6시부터 입장 가능한데, 6시 10분쯤 우리가 가니 정말 아무도 없어서 사진 찍기에도 편했다. 리모델링 후라 다 새것이라 좋긴 했지만 원래부터 작은 규모는 해결이 되지 않아서 라인이 상당히 짧게 느껴졌다. 보통 편도 25m는 되어야 하는데, 역시나 이 블로그를 쓰기 위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17m라고 한다. 라인도 총 3개뿐에다가 회원 전용 라인 빼고 나면 한창 붐빌 때 들어오면 수영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되었다. 새벽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한창 사진찍고 수영하고 놀고 있는데 그때서야 회원으로 보이시는 노부인 한 명께서 들어오셨다. 보통 회원들이 우리 같은 일회성 손님들에게 눈치 주기 마련인데, 그분께서는 연인끼리 사이좋게 노는 것이 보기 좋다며 젊을 때 즐기고 사라며 덕담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나도 노후에 저렇게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회원권 끊어서 운동하고, 젊은이들에게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마음의 여유까지 가지면 좋겠다 생각했다.
수영장 끝에는 작게나마 유아풀 1개와 자쿠지 1개가 있었는데, 유아풀이 작아서 난 맨처음에는 자쿠지 2개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자쿠지 체험을 마지막으로 7시에 나와서 사우나로 향했다.
2.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사우나
사우나에는 회원분들로 보이는 손님들이 꽤 계셨으나 엄청 붐빌 정도는 아니었다. 온탕과 건식, 습식 사우나를 체험하고 나왔는데 조금 불쾌한 일을 겪었다. 거기 계신 세신사께서 회원으로 보이지 않는 뜨내기손님들에게 이것저것 지적하면서 소리치는 것이 듣기 힘들었는데, 결국 나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건식 사우나에 앰배서더 호텔, 이라고 써져있는 수건이 있길래 이걸 깔고 앉아야 하는 줄 알고 사용했는데 자신이 세신 받는 손님에게 사용하려고 데워놓은 수건인데 내가 얌체같이 훔쳐가서 사용했다며 양심이 있니, 없니 삿대질을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일단 알몸으로 있는 상황에서 남들 다 보는데에서 그렇게 수모를 당하니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 물론 세신사분 입장에서는 나의 행동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겠으나, 내가 모르고 한 것이고 거기에다가 호텔 수건에 그렇게 임자가 있는 줄 내가 어찌 알았겠는가. 좋았던 호캉스가 그분으로 인해서 정말 망가져버렸다. 사우나 데스크 직원들이 오히려 내게 사과하고, 원래 저분이 좀 예민하시다고 그랬고, 나도 잘못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 그냥 있었으나 속상하긴 했다. 나중에 따로 호텔에 이메일을 보낼까 하다가, 그래 봤자 그분이 바뀌리란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내가 앞으로 안 가면 되지 싶었다. 내가 아무리 회원이 아니어 보이고, 세신을 받을 것 같은 연령대가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서비스직에 근무하는 분이 사람을 그렇게 대해야 했을까 싶다.
3.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더 킹스 조식
사우나 후 방에서 좀 쉬다가 8시 30분 더 킹스 조식 2부 시간에 맞춰서 내려왔다. 이크제큐티브 라운지는 원래 라운지 조식을 먹어야 하는데, 준비가 덜 된 탓인지 3월까지 더 킹스 조식으로 연장되어서 기뻤다. 체크인할 때 1,2부(1부 7:00~8:30, 2부 8:30~10:00)를 정해야 하는데 해피아워 식사 후 배가 일찍 고플 것 같지 않았고, 수영장을 먼저 다녀올 생각으로 2부로 정했다.
어제도 맛있게 먹었던 쌀국수도 그대로 맛있고, 마라국수도 너무나 맛있었다. 에그 베네딕트도 있고, 딤섬도 맛있고, 샐러드, 빵, 과일 종류도 다양해서 만족스러웠다. 어제 해피아워 시간보다 더 먹을 게 많다고 느껴졌다. 더 킹스로 업그레이드되어서 천만다행이라 생각했다. 1, 2부로 나눠서 그런가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아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고 10시까지 시간을 꽉꽉 채워 야무지게 식사했다.
4. 체크아웃 후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방에서 쉬다가 12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추어 나왔다. 어제는 이그제큐티브 룸도 1층에서 체크인 해야만 한다고 했는데, 방과 라운지가 같은 층이라 밑져야 본전이지 하고 18층 라운지를 방문하니 체크아웃을 도와주셨다. 체크아웃 시간이라 라운지에는 아무도 없었고, 어제 못 앉아본 남산타워가 보이는 로우 티 테이블에 앉아보고 싶어서 잠시 머물러도 되냐고 했더니 직원 분들께서는 흔쾌히 커피 한 잔도 하고 가라고 하셨다.
사람들이 없어서 어제 못 찍은 사진도 실컷 찍고, 커피랑, 차랑, 주스와 기본적으로 놓여있던 쿠키까지 야무지게 먹으며 여유를 부리다가 12시 30분쯤 나왔다.
방의 크기나, 직원들의 숙련도 및 친절도, 라운지 음식 등에서 조금 아쉬운 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픈 기념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더 킹스 조식까지 즐기며 잘 다녀온 호캉스였다. 20만원 대라면 재방문을 고려할 법한데, 요즘 같이 계속 30~40만 원대라면 조금 더 보태서 진정한 5성급 호텔에 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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