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
렌터카를 타고 첫 목적지는 바로 공항 근처의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 내가 마지막으로 제주에 방문했을 때는 평범한 노란색 방파제였는데 무지개색으로 칠한 후로 주요 관광지가 되었다 한다. 토요일에 공항 가는 길에 들릴 수도 있었지만, 사진 찍기가 힘들 것 같아 목요일 오후인 도착 날 들렀다.
깊고 진한 푸른 색 바다와 검은 현무암의 조화도 멋있지만, 무지개색 방파제가 있으니 강한 색감이 포인트가 되었다. 무지개 해안도로는 내 생각보다 꽤나 길어서 잘 자리 잡으면 사람들이 안 나오게 사진 찍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제는 해안길 따라 카페랑 편의점이 우후죽순 들어선 것을 보면서 방파제 색을 달리 칠해보자라는 아이디어 하나가 이 도두동 상권을 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생각의 전환이 참 중요하게 느껴졌다.
2. 제주 맛집 다가미 삼양점 화우쌈 김밥
이번 제주여행은 동쪽으로 돌기로 했고, 그래서 첫날 숙소를 세화에 잡았기 때문에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늦은 점심 식사와 카페 구경을 하기로 했다. 차로 한 40분을 가서 오후 3시 40분쯤 다가미 삼양점에 도착했다. 김밥을 좋아하는 남편이 꼭 먹어보고 싶다고 알아온 곳인데, 제주시 근처로 해서 여러 군데 체인점이 있다. 식사 시간이 아니라서 가게 내부에 몇 자리 없는데 아무도 없는 덕에 앉아서 먹고 갈 수 있었다. 삼양점은 해변 근처라 차도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감상하면서 김밥을 먹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주문 즉시 말아주시기에 좀 기다렸다가 받은 화우쌈 김밥은 정말로 컸다! 돼지떡갈비, 된장, 마늘, 고추가 들어간 쌈밥 맛의 매콤함 김밥이라는데 정말로 그러했다. 1줄에 6,500원이라 다소 비싸다고 생각되었지만, 그 한 줄의 크기가 어마어마 하기에 이해가 되는 가격이었다. 다른 것들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1줄을 먹고 나니 허기가 가시기도 했고, 우리는 까츠 샌드 맛집 도로록을 갈 예정이었기에 아쉽지만 여기에서 멈추기로 했다. 나중에 정말 안타까웠던 것은 다가미를 나와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 달려 도로록을 갔는데 예정에 없던 휴무로 문을 닫힌 상태였다는 것. 이럴 줄 알았으면 다가미에서 김밥을 더 먹었을 텐데.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방문하고 싶은 맛이다.
3. 함덕 서우봉 해변 오션뷰 카페 델문도
도로록에서는 차를 타고 3분이면 도착하는 함덕 서우봉 해변 오션뷰 까페 델문도를 갔다. 함덕 카페 하면 가장 유명한 곳으로 사람들도 엄청 많기는 했다. 카페 바깥에 흰 의자 2개가 놓여있는데 포토존으로 사람들이 줄 서기에 우리도 따라서 줄을 섰다. 우리가 1명씩 번갈아 찍고 있었는데, 우리 뒤에 줄 서계셨던 분이 선뜻 찍어주시겠다고 먼저 하셔서 모처럼 커플 사진을 1장 남길 수 있었다. 다만 제주의 특성상, 그것도 바닷가 바로 앞이라 바람이 엄청 불어서 예쁜 인생 샷을 남기는 것은 어렵다. 사진 줄이 있을 때는 긴데, 또 좀 있으면 사라지기도 해서 오래 여러 장 찍고 싶은 사람이라면 눈치껏 주변을 거닐다가 가면 될 것 같다.
까페 외관도 예쁘고, 내부도 바닷가가 보이는 좌석도 많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바다 멍을 즐기는 장소로는 안 느껴졌다. 창가 자리가 만석 이기도하고, 기다려서 앉게 되더라도 도심 속 스타벅스 마냥 계속 시끌벅적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노을을 감상할 장소로 점찍어 둔 다음 후보지로 향했다.
4. 오션뷰 카페 아리파파 북촌
까페 델문도에서 차를 타고 동쪽 방향으로 9분만 더 가면 아리파파 북촌이라는 카페가 나온다. 남편 친구가 다녀온 뒤에 좋았다고 정보를 공유해서 우리도 알게 된 곳. 일단 북촌이 아직은 개발되지 않은 주거지에 가까워서 조용한 점이 맘에 들었다. 아리파파 북촌 역시 외관이 멋있었는데, 1,2층 다 사용하면 좋으련만 1층만 운영하고 있었다. 2층은 주인장이 머무는 공간 갔았다. 그래서 창가 자리는 만석이었는데, 유리창을 통해서 바다를 보는 것보다는 바깥에 나와서 보면 더 운치 있을 것 같아서 야외 좌석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까페 앞뜰 공간이 넓게 펼쳐져 있어서 마음이 시원하게 훅 뚫리는 기분이었고, 야외 테이블도 충분해서 좋았다. 다른 손님들은 추워서 그런지 잠시 있다가 곧 실내로 들어갔으나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색깔을 즐기며 계속 바깥에 머물렀다. 살짝 쌀쌀했지만 파도소리와 바다내음을 즐기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니 그 정도쯤은 참을 만했다. 바쁘던 일상에서 벗어나 제대로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여유 있게 즐기기 위해서 비행기도 앞당긴 거였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어!라고 만족스러웠다. 10월에는 6시면 노을이 끝나고 어둑어둑해져서 이제 숙소 체크인을 하러 세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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