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양양 서피비치 입구까지만 가게 된 사연
짧았던 외옹치바다향기로 산책을 마치고 다시 차에 올라 30분 정도 달려 오후 1시 30분쯤 양양 서피비치에 도착했다. 양양 서피비치는 서핑 전용 바다로 해수욕하는 사람들과 겹치지 않게 서핑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들었다. 그리고 꼭 서핑을 하지 않더라도 서피 비치 이용권으로 썬베드와 파라솔을 이용할 수 있어서 바다멍을 때리고 와도 좋을 듯 했다. 마치 동남아 어디 바다를 옮겨온 것만 같이 이국적으로 꾸며져 있어서 방문하기를 손꼽아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제의 서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서피비치에서 보드랑 수트만 빌려서 자유서핑을 을 할 생각으로 수영복 가방도 잘 챙겨서 나왔다.
하지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서피비치 입구로 걸어가는 길에 설치된 서핑보드 진열대에 남편이 얼굴을 부딪히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인도가 상당히 좁고, 오가는 차들은 많은데 그 진열대가 인도를 가로막고 있어 진열대 뒤로 사람들이 오가야하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돌판이 하나 있었는데 남편이 거기에 발을 딛었다가 미끄러지면서 그대로 관자놀이 부근을 날카로운 쇠봉에 찍히고 만 것이다. 상당히 피가 많이 나서 놀랐고, 어찌해야할 바를 몰랐는데 일단 서피비치에 구급상자라도 있겠지 싶어서 입구로 달려갔다.
다행히 안전요원이 바로 구급상자를 들고 와서 지혈도 해주었고, 밴드로 응급처치도 해주었을 뿐더러 피가 많이 묻어 못쓰게 된 마스크를 대신 할 새 마스크까지 주어서 감사했다. 남편은 자기 때문에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다며 여기까지 왔으니 잠깐이라도 입장해서 서피비치 구경을 하자고 했지만, 나는 밴드 붙이기 전 상처를 직접 보았기 때문에 그럴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 가서 처치를 받아야할 것 같아서 서피비치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바로 다시 차에 탑승해서 속초로 향했다.
차 속에서 검색을 해보았지만 양양 근처에는 마땅한 외과가 없었고, 속초에 있는 외과들도 토요일인지라 오전에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서울에서는 그래도 토요일 오후에 문을 여는 곳이 어딘가에는 있었는데, 지방에서는 이런 점이 곤란하겠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일단 서울로 빨리 돌아갈 수 밖엔 없겠단 생각에 고속버스표를 급하게 바꾸고, 렌터카도 일찍 반납하게 되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하여 주유를 못하고 부상당한 사정을 말하고 못 채운 기름값을 현금으로 SK 렌터카에 내고왔다. 기름값을 더 달라고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부상을 걱정해주고 1만원만 받아주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그 또한 감사했다. 그래서 우리를 당연히 기억못하시겠지만 다음에 속초에 갔을 때도 SK렌터카로 갔다.
2. 흉터전문병원 서울 한강수병원
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에서 검색을 해보니 흉터로 유명한 병원 중 그래도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은 한강수병원이라는 곳이었고, 화상전문병원이라 주말에도 화상환자를 돌보기 위한 의사가 있어서 전화를 해보니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행히 마침 당직의가 성형외과전문의라서 바로 꿰맬 수 있었는데 흉을 덜 남기기 위해 이중으로 꼬매기는 했지만 무려 11바늘이나 꼬매야만 했다. 남편은 이미 피 멈추었다고 병원까지 갈 거 있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는데, 안 갔으면 큰일 날 뻔한 상황이었다. 파상풍 주사도 맞고, 그 뒤에도 치료를 위해 여러회 방문해야 했는데 흉터는 그리 크게 남지 않아서 레이저치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응급진료를 받기도 했고, 흉터전문병원이라 치료비가 상당히 많이 나왔는데 서피비치에서 보상과정도 매끄럽게 잘 처리해주셔서 감사했다. 서피비치 시설물에 의해 다친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남편이 부주의로 넘어져서 부딪힌 것이기에 책임소재를 따지며 어려운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부상을 걱정해주시고, 입금도 잘 되었냐고 확인도 해주시고 담당자분께도 감사했다.
그 후에 다른 곳들에서 서핑을 해보았는데, 전용 서핑 비치가 아니다보니 항상 해수욕하는 사람들과 부딪히고 서핑할 수 있는 바다의 범위는 너무 좁고 불편했었다. 이제 우리 실력도 조금 더 늘었으니 다음에는 언젠가 양양 서피비치에 가서 넓은 공간에서 서핑을 잘 즐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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